나의 삶, 나의 詩 /각시붓꽃

각시붓꽃

여만 2021. 3. 5. 15:07

각시붓꽃

  

 

 

 

오월의 바람을 좇아가다 만난

 

꽃, 가만히 본다

 

알 수 없다

 

노랑도 아닌 빨강도 아닌

 

눈앞 가득 자줏빛을 켜고 있는

 

저 꽃,

 

나와 눈 마주치자

 

그녀의 가녀린 목을 닮은 꽃대

 

환한 꽃잎 받쳐 들고 흔들거린다

 

야트막한 산비탈

 

자줏빛 물든 오후가 오래 앉아 있다

 

 

 

- 시집 『각시붓꽃』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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