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뭐 해요?/초록섬 일기

흥얼흥얼 봄비가

여만 2015. 3. 3. 19:30

봄비가 배달되었다.

오후 2시가 수선스럽게 풀어놓은 가늘디 가는 빗줄기가 보인다.   

자꾸만 나는 밖을 내다본다.

수목원으로 곧장 뻗은 방파제 길, 연인인지 부부인지 모를,

누군가를 숨기고 노랑우산 하나 공중을 걷는다.  

시화호 습지 갈대숲 속 버드나무는 연두빛 물을 한껏 밀어올리는 중이다.

뭐가 그리 좋은지 웃음소리도 없이 이리 흔들 저리 흔들 한다.

문득 그들의 사생활이 궁금하다.

이 단비에, 이 꽃비에, 어딘가에 숨어서 들꽃들은 

말간 꽃물 모으느라 분주하겠다.

 

그 사람도, 나도, 하는 일마다 그 성심이

나날이 드러나는 버들의 저 연두빛 같았으면 좋겠다.   

 

오늘 봄비는

마치 사랑을 말하는 목소리 같이 다감하다.

흥얼대며 소곤소곤.....

(20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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