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이수익
나는
앞이 좋다
참으로 더할 나위 없는
전진의
앞,
가슴을 송두리째 부대끼면서 환히
비바람으로 맞는
맨 정신의
앞,
그 앞이 좋다
뒤를 돌아보지도 말자
또는 옆을 바라보지도 말자
오로지
최전선의 앞을 향하여
끝없이
굴복하자
정면으로 날아드는 무더기 돌팔매에
피투성이가 되도록 온몸을 얻어맞아도
산산이 부서져도
앞은
그래, 끝없이 앞이다
당당하게
내가 서야 할 자리를 비켜다오
앞,
내가 돌아서지 못할 최후의 앞
—《현대시》2012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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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익 / 1942년 경남 함안 출생. 196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 시집 『우울한 샹송』『푸른 추억의 빵』 『꽃나무 아래의 키스』『처음으로 사랑을 들었다』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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