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뭐 해요?/초록섬 일기

나를 들여다 보다

여만 2015. 4. 20. 21:06

누가 내게

"묻습니다. 당신은 어디 출신입니까." 하고 묻는다면

뭐라 답할까.

당황할 게 뻔하다.

 

어느 기업이나 직원모집 요강에 보면 지원자격이란 게 있다. 

학력 00졸 이상, 00 경력 0년 이상.......

그 지원자격에 들지 못하면 서류조차 제출할 수 없다.  

어떤 선을 긋고 그들만의 리그를 펼친다. 

그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필요한, 기본 자격이라는데 이를 누가 시비하랴.

문학인이라면 무릇 등단이라는 통과의례를 거쳐야만 비로소

문학인의 대접을 받는다. 

그렇지 않으면 잡지사에서 원고조차 접수받지 않는다.

그것이 그들의 선이요 城이요 원칙이다. 

난 이런 사실을 또 한 번 자각한다.

명징하게! 뼈아프게!  

값비싼 댓가를 치르고서야 현실을 알면 바보거나 이상주의자거나 둘 중 하나.

불손하게도, 함부로, 나 같은 삼류가 그 성을 넘보다니.

그렇지만 사람사는 곳 뭐 다르랴.

삼류로 남더라도 나는 지금의 이상주의자로 남겠다.

언젠가 굳이 그 성 안에 들어갈 일이 있다면 

반드시 정문을 택할 것이다.

 

못 견딜 것도 없지만

무작정 누구에게나 시비를 걸고 싶다.

오늘은.  

(2015.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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