近思錄에 관해
우대식
朱子가 성리학에 대해 쓴 책 제목이 近思錄이라 했다
近이라는 글자에 놀랐다
이른 새벽부터 내 詩에 대해 오래 생각했다
이 近이라는 말이 천근만근으로 나의 생각을 눌렀다
늦가을 서리가 기와를 타고 녹아내려
이마에 뚝 떨어진 느낌이었다
나의 생각은 나에게서 얼마나 떨어진 것일까
누추한 주막에 들어 붐비는 생각의 잔盞을 마시다
도마 위에 놓인 오래된 칼을 보았다
그 칼로 내 생각 아닌 것들을 단번에 쳐내고 싶었다
하여, 나도 가까이 가보고 싶었다
近思해보고 싶었다
詩가 아니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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