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중하게 외롭게 유수연 외로움은 혼자 하기도 하고둘이 각자의 외로움으로 슬퍼하기도 한다 설득하려 할수록 비참해진다 바닥까지 내려가보면자신의 바닥을 알게 되면 발돋움해 나올 수 있을 줄 알았다 바닥을 알고, 내 한계를 알고그곳을 박차고 나왔더니 다른 바닥이 있다 산다는 게 슬픔을 갱신하는 일 같을 때 하필 꽃잎도 다 떨어진 봄날떨어진 건 다시 되돌아가 붙지 않았다 깨진 엄지손톱이 자라지 않았고연약한 건 딱딱한 것에 숨어 있었다 마음이 없는 것처럼 살면 뺏기지 않을 줄 알았어 간을 두고 왔단 토끼의 변명처럼두 눈이 빨갛게 눈물을 흘리면 감싸진 것을, 그것만 낚아채 가져갔다 그물은 물을 버려두고 물고기를 끌어올리지 내 마음도 통과되는 줄 알았는데여과하고 남아버린 게 있구나 계속 놓치지 않으려고, 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