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맛 나는 방/시집 속에서 꺼낸 詩

인차리 1 - 도종환

여만 2011. 12. 23. 10:00

인차리 1 

            도종환



돌아가라 돌아가라고 바람이 분다
우리 사는 한평생 눈물겹게 사랑하여
아름다운 꽃잎 몇 개 피우기도 하고
끌어안는 것마다 싱싱한 풀잎 되어
뼈마디 가슴 가득 죄어오는 날도 있으리라
새떼보다 높은 하늘로 날아오르기도 하고
더욱 어두운 곳으로 낙엽처럼 뿔뿔이 흩어지기도 하리라
그 위에 진눈깨비 오래도록 때리는 날도 있으리라
그렇게 살다 돌아가라 돌아가라고
바람이 분다.

 

 


'살맛 나는 방 > 시집 속에서 꺼낸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류흔의 시   (0) 2011.12.27
정답 - 이삭(필명)  (0) 2011.12.24
우리가 잃어버린 연금술 - 이문재  (0) 2011.12.22
에스프레소 - 김종미   (0) 2011.12.22
구절초 꽃밭에 들다 -이운진   (0) 2011.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