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차리 1
도종환
돌아가라 돌아가라고 바람이 분다
우리 사는 한평생 눈물겹게 사랑하여
아름다운 꽃잎 몇 개 피우기도 하고
끌어안는 것마다 싱싱한 풀잎 되어
뼈마디 가슴 가득 죄어오는 날도 있으리라
새떼보다 높은 하늘로 날아오르기도 하고
더욱 어두운 곳으로 낙엽처럼 뿔뿔이 흩어지기도 하리라
그 위에 진눈깨비 오래도록 때리는 날도 있으리라
그렇게 살다 돌아가라 돌아가라고
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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