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배영옥
왜가리가 물속을 들여다본다
물결의 움직임을
두 눈과 긴 부리가 함께 본다
물속의 왜가리가
물 밖의 왜가리를 올려다본다
서로 바라보는 시선이 마주칠 때
머릿속에서 들끓는
간절함이여
서로 바라보다가
오직 보이는 것만 들여다보다가
영원히 채워지지 않을
몸 밖의 그리움이여
— 시집 『뭇별이 총총』
-------------------
배영옥 / 1966년 대구 출생으로 계명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석사과정 졸업. 1999년 〈매일신문〉신춘문예 시 당선으로 등단. 현재 ‘천몽’ 동인으로 활동. 시집 『뭇별이 총총』.
'살맛 나는 방 > 시집 속에서 꺼낸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른이라는 어떤, 고독 - 김선우 (0) | 2011.10.15 |
---|---|
헛생각, 오래 밝았으면- 한영옥 (0) | 2011.10.13 |
취우(驟雨)- 윤강로 (0) | 2011.10.10 |
육식성 거울 -정푸른 (0) | 2011.10.08 |
은둔지- 조정권 (0) | 2011.10.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