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맛 나는 방/시집 속에서 꺼낸 詩

참 수석인을 위한 노래

여만 2010. 9. 29. 16:23

참 수석인을 위한 노래

                       - 김 대 규(시인)

 

사람 하나 태어나려면

고작 열 달이지만

수석 한 점 모양 갖추려면

수 천, 수 억 년 세월이라네.

그러니 무슨 말을 하랴

그저 경허(敬虛)히 바라볼 뿐.

 

돌을 사랑한다는 사람아

내 손 안의 몇 점 수석

귀하다 자랑 마라.

사랑은

나의 것 너의 것 가르지 않는 것

밤하늘의 그 많은 명석들

주인 없으매 더 빛나는구나.

그 걸 다 마음에 들여놓은 사람

한 점 돌 지니지 않아도

참 수석인이 아닌가.

 

돌은 돌다워야 돌이요

사람은 사람다워야 사람이라면

참 수석인은

더 돌답고 더 사람다워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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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안양 수석인 연합전 축시를 보내 주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