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뭐 해요?/초록섬 스케치

아침에 보는 빗소리

여만 2014. 6. 3. 07:00

 

 

 

비가 와요.

비가 와.  

주룩주룩 오네요.

 

설핏 잠든 잠결에도

문득 깨인 새벽에도

그칠 줄 모르고 비가 와요.

 

아무도 없는데

저기 오시는 비는

쉼없는 누구의 이야기인가요.

 

비를 듣네요.  

토도독 토도독,

 

잔잔하게 이어가는 귀에 익은 목소리.

오래 듣고 싶은 목소리처럼

비는 오시는데

어디선가 들리는 한 마리 새소리 

빗속에서 젖네요.

 

벌판에 번지는 무수한 빗소리를

오래 보고 있으니

비도 오래

더욱 더 오시네요.

 

아무도 없는데

아무도 없는데

 

하염없이 

대책없이 떠오르는 얼굴 하나

빗속에 있네요.

오시는 저 빗속에

차갑게

 

비가 와요.

비가

비가  

 

토독 토도독

저기, 저기 오셔요.

(2014.6.3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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