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뭐 해요?/초록섬 스케치

늦봄에 일군 꽃밭 하나

여만 2014. 4. 28. 06:00

부실한  나무를 베어내고 우거진 잡풀을 뽑아내고

땅을 일궜다.

  

장난스럽게 내민 그녀의 혓바닥처럼 자그맣게 이파리가 돋은 사과나무 곁에 숨어

비밀한 사각 박스를 열었다.

내 눈이 봉지를 열자마자 투명한 봉지 안에서 튀어나오는

까르르 웃는 웃음소리.

두근두근 들려오는

그 사람 마음속에 오래 살았던 형형색색의 속말들.........

 

나는 작은 봉지마다 무수히 담긴 따뜻한 말들을 꺼내 서둘러 읽어야 했다.

 

 

 

 

오래 눈길 주지 않던 집 뒤 사과나무 옆에서

연방 나도 따라 웃으며

짜잔, 하고 만들어진 작은 꽃밭 하나.

 

일명 미니꽃밭!

 

내 소중한 사랑,  

꽃밭 하나가 기쁘게 나타났다.

이렇게~!!

 

 

 

머잖아 여기에는

햇빛이 들고 은은한 향내가 퍼지고

밤별 같은 무수한 조명등이 켜질 것이다.

(2014.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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