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겨울이 오면
우선 난방이 제일 걱정거리다.
시골엔 도시가스나 지역난방이 공급되지 않아 연료비가 만만치 않게 든다.
처음 시골에 왔을 때 일이다.
처음 맞은 겨울철이었는데 멋모르고 심야전력 보일러인 난방을 했다가
연료비가 40만원에서 50만원씩 나오는 바람에 크게 당황한 적이 있다.
사실, 겨울이 길어진 탓에 동절기 난방비로 이렇게 적지 않은 돈을 지출한다는 건 좀 지나치다.
시골실정을 잘 모른 탓에 겪은 뜨끔한 경험이다.
그래서 겨울이 오면 집집마다 난방대책에 비상이 걸린다.
이런 경험에 비추어 앞으로 집을 짓게 된다면 될 수 있으면 작은 집으로 짓겠다 다짐하기도 했다.
시골생활의 실정을 모르는 사람들이 전원생활한다고
모양 좋게 큰 집을 짓고 나중에 크게 후회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는 십중팔구 난방비 문제가 많다.
휴일 아침, 지난 가을에 구해 쌓아두었던 통나무를 토막내는 작업을 했다.
전기톱을 꺼내 오일을 넣고 안전장비를 갖춘 다음 나무를 잘랐다.
모처럼 나무를 자르려니 얼마 하지 않았는데도 손바닥에 물집이 잡힌다.
붕대를 감고 다시 시작했다.
내가 하지 않으면 누가 해 줄 사람이 없으므로.....
눈은 게으르지만 하다보면 일은 곧 끝이 보인다.
나의 이런 수고로움으로 이번 겨울이 행복할 것이다.
(2013.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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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에 베어 둔 통나무를 잘랐다. 겨우내 거실 안방용 난로 연로로 쓰일 것이다. 난로 가에 앉아 군고구마도 굽고 눈 내리는 겨울 밤 늦도록 책장을 넘기는 그 황홀한 맛은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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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토막낸 통나무를 도끼로 쪼갠 다음 비에 젖지 않게 쌓아두면 난방용 월동준비는 거의 끝난다.
가을이 되니 여러모로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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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른 나무를 하나 하나 차례로 쌓는다. 허물어지지 않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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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쌓았더니 세 줄이 된다. 보고만 있어도 마음 따뜻하다. 우리 집 애완견 복길이도 시원히 치워진 마당을 보며 좋아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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