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맛 나는 방/시집 속에서 꺼낸 詩

인물 - 이정록

여만 2013. 7. 12. 07:00

인물

어머니학교 41

 

    이정록

 

 

 

생선하고 여자는

자고로 물이 좋아야 하는데 어떠냐?

 

—아직은 무논 참배미예요.

 

다행이다.

물 얘기 꺼낸 김에 우스갯소리 하나 하랴?

 

—곗돈 타셨나, 왜 이리 좋으시데요?

 

사내는 요물에 죽고

계집은 양물에 죽고

일소는 여물만 우물거리다 죽는 거여.

 

—재밌네요. 인삼밭에 일 나갔다가 귀동냥하셨어요?

 

구정물에 정신 빠뜨리지 말고

너는 그저 인물이 돼야 한다.

 

    —시집『어머니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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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록 / 1964년 충남 홍성 출생. 1989년 〈대전일보〉신춘문예, 1993년 〈동아일보〉신춘문예에 시로 등단. 『벌레의 집은 아늑하다』『풋사과의 주름살』『버드나무 껍질에 세들고 싶다』『제비꽃 여인숙』『의자』『정말』『어머니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