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맛 나는 방/시집 속에서 꺼낸 詩

내 몸 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 김선우

여만 2012. 7. 28. 09:00

내 몸 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김선


그대가 밀어 올린 꽃줄기 끝에서
그대가 피는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떨리는지

그대가 피어 그대 몸속으로
꽃벌 한 마리 날아든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아득한지
왜 내 몸이 이리도 뜨거운지

그대가 꽃 피는 것이
처음부터 내 일이었다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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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우 1970년 강원도 강릉 출생. 강원대학교 국어교육과 졸업. 1996년 ≪창작과비평≫ 겨울호로 등단. 2004년 현대문학상 수상. 시집『내 혀가 입 속에 갇혀 있길 거부한다면』『도화 아래 잠들다』『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 산문집『물 밑에 달이 열릴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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