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맛 나는 방/시집 속에서 꺼낸 詩

인생도(人生圖) -최계식

여만 2011. 6. 11. 18:26

생도(人生圖)

                           - 최계식

 

나는 산실에서 태어 가고 있었다.

산실에서 태어 가고 있었다.

태어 가고 있었다.

가고 있었다.

있었다.

가고 있었다.

죽어 가고 있었다.

병실에서 죽어 가고 있었다.

나는 병실에서 죽어 가고 있었다.

그러나, 영원의 시말(始末) 사이 그 실존가(實存價)를

나는 임종(臨終)에서 잊어 가고 있었다.

임종에서 잊어 가고 있었다.

잊어 가고 있었다.

가고 있었다.

있었다.

결국 죽음 이후는 생명 이전에

있었다.

가고 있었다.

살아 가고 있었다.

세상에서 살아 가고 있었다.

나는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나는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시와 시론 제4집-196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