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만 2011. 6. 9. 09:40

'벼랑'

               이재무(1958~ )



벼랑은 번번이 파도를 놓친다
외롭고 고달픈,
저 유구한 천년 만년의 고독
잡힐 듯 잡히지 않고
철썩철썩 매번 와서는 따귀나
안기고 가는 몰인정한 사랑아
희망을 놓쳐도
바보같이 바보같이 벼랑은
눈부신 고집 꺾지 않는다
마침내 시간은 그를 녹여
바다가 되게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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