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만 2015. 4. 1. 19:00

몸이 자꾸만 고장난다.

아픈 데는 늘고 성한 곳 별로 없다.

아고! 세상이 이토록 아플 줄이야.

진달래는 온산을 불사를 듯 피고

날은 환한데 

이런 봄날에 기어이 어금니 두 갤 빼게 되다니.

전에 뺀 것 하나까지 모두 세개 째다.

사람의 옷을 입고

오십여 년을 훌쩍 넘기도록 혹사시켰으니

이것도 퍽 다행이긴 하지만.

이젠 영 글렀다.

세상 딱딱하고 질긴 것들, 보기싫은 것들, 우둑우둑 씹을 일 없겠다.

관심두지 않겠다.

지금부터 나는 우편향적인 사람이 될 것이다.

한쪽으로 치우친 장애인이 되어 어금니를 깨물며 견디리라.

얼마 후면 우편도 슬슬 고장날 테지만

그땐 좌도 우도 아닌 중도, 해야 하나?

(2015.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