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만 2014. 9. 16. 20:00

 새로 구입한 가마솥을 야외 부뚜막에 앉혔다.

솥이 전에 쓰던 솥보다 조금 큰지 옛 자리에 밑이 맞지 않아 가장자리를 정으로 깨 내니 겨우 겨우 맞는다. 철통으로 된 굴뚝이 삭아 진흙을 개어 굴뚝을 새로 만들었다. 

 

 음식을 오래 조리는 데는 양은 솥보다 가마솥이 훨씬 좋다. 특히 닭이나 돼지 수육을 은근한 장작불에 삶는데 그만이다.  

 

 

 약 4년여 전 나무를 베어 만든 부뚜막 지붕을 얹은 골조가 풍우에 삭아 쓰러지기 일보직전이다. 대충 쓰렂지 말라고 쇠로 된 포도말둑을 세워 임시방편으로 해결했다.

 

 솜씨가 부족한 탓에 이걸 만들다 그만 손가락 두 군데가 다쳐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다. 그러니까 기술자가 그냥 있는 게 아닌가 보다.    

 

 깨낸 부뚜막 가장자리를 시멘트몰탈로 마무리하다가 정 중앙에 소라껍질을 깨어 어떤 모양을 넣었더니 아내가 배시시 웃는다.  

 

 

저 엉성한 모양이라니.....

솜씬 없지만 그 의미가 가상해 지은 미소라는 걸 나는 잘 안다.

 

여기서 맛있는 요리 오래도록 만들어주길 바라며....

 

 대충 일을 마치고 나니 부뚜막 뒤편에서 해바라기가 제 몸 곳곳에서 동그란 눈을 꺼내 휘둥그래 바라보는 것만 같다. ㅎ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