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뭐 해요?/초록섬 스케치

마치 너를 보는 듯, 노을이 예쁜 구봉도

여만 2014. 4. 27. 08:57

노을도 사람 기분을 봐가며 물드는 건가? 

오늘 보는 노을은 물들일까 말까 깊이 생각 중인 듯 모호하게 붉다.

어떤 날은 활짝 꽃이 핀 듯 그 빛이 곱던데..... 

그래도 풍광이 괜찮다니 다행~!

우리가 살다보면 그저 곁에 있어줘 고마운 것들 있다. 

그 자리 그냥 있어도, 그저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는 것들 있다.   

아파도 아프지 않는 것,

슬퍼도 슬프지 않는 것,

누구나 한 가지쯤, 한 사람쯤,,,,,,,  그런 거

꿈꾸는 게 있다.

 

나에겐 꽃이 그렇고 노을이 그렇고 바위가 그렇다.

꽃처럼 노을처럼 바위처럼 늘 그 자리

그렇게....

 

구봉도, 문득 바로 저 구봉도가 그런 게 아닐까 싶다.  

 

크고 작은 섬들을 배처럼 띄우고 시원한 바다가 수풀 사이로 바라다보이는 야트막한 산이 서쪽 바다 를 향해 길게 뻗은 곳, 5월을 코 앞에 둔 산은 꽃무늬 진녹색 옷으로 갈아 입는 중이다.

 

송도와 인천공항이 바라다보이는 능선의 해솔길을 따라 걸으며

누구였더라?

둥글레, 선밀나물, 천금성, 삽초, 원추리, 애기나리, 줄딸기, 나리, 산수국......

갖가지 야생초며 풀꽃들의 아는 이름도 하나씩 불러주고

이마에 땀이 살짝 젖을 때쯤 

간간이 불어오는 솔바람에게 못이기는 척 안겨도 보다보면

어느덧 전망대에 도착한다.

중간쯤엔 개미허리처럼 잘록한 곳이 있는데 나무다리를 설치해 놓아 걷기에 좋다. 

 

주차장에 파킹하고 한 1시간 남짓이면 충분한 거리기에

한번쯤 걸어봐도 좋을 추천할 만한 곳이다.

 

다리가 시원찮은 사람은 해변가 포장길을 걸어도 좋다.

 

 

 

 

영흥도가 바라다보이는 해안가에 선돌이 서 있다. 마치 마주보는 부부상 같다.

 

 

조각상 앞에서 연인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노을을 감상하고 있다. 노을은 저 뜨거운 연인들의 열기로 덥혀지는 가 보다. 그렇담 저들의 사랑이 덜해서 오늘 노을빛이 덜 물들었단 얘긴가? ㅎㅎ   

 

 

멀리 고단한 하루를 마친 고깃배가 부두를 향해 돌아오고 다행이다, 참 다행이다하며 오늘의 몸을 눕히고 있다.  

 

 

으름덩굴이다. 어린아이 입술을 오무린 듯 아직 피지 않은 연두색 꽃망울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산 곳곳에 산수국이 숭어리 숭어리 피었다.

 

 

해안가 언덕에는 줄딸기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