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만 2013. 4. 28. 12:35

봄은 봄인데 시절이 수상하다.

앞마당에 민들레꽃이 노랑바다를 이뤘는데 반갑다가도 우울한 건 왜일까. 

 

 

간간이 노랑미들레 사이로 토종인 하얀 민들레꽃도 보여 반갑다. 물론 씨앗을 뿌린 결과지만.... 

 

 

기대에 어긋나지 않고 작년에 심은 조개나물도 제법 꽃대를 밀어올려 이제 막 보라색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자세히 살펴보면 꽃대가 핑크빛으로 올라오는 녀석은 핑크빛 꽃이 필 것이다.

 

 

소나무 아래엔 보라색 제비꽃 무리가 웅성웅성..... 

 

 

이에 뒤질 새라 무성하게 잎을 틔운 금강초롱이 지금 막 꽃대를 내미는 모양이 앙증맞다.

자연은 이렇듯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묵묵히 제 할 일을 한다.

 

노루귀와 복수초 열매가 마치 도깨비 방망이 같다.

저것이 여물면 자손을 많이 퍼뜨릴 것이다.  

 

 

각시붓꽃은 저마다 자기가 예쁘다며 봐달라며 자랑이 한창..... 

 

둥글레도 잎을 틔워 나란나란 세우고 하얀 초롱을 매달아 놓기 시작했다.

 

산 밑이라 기온이 차가운 탓인지 이제야 자목련과 홍도화 그리고 산벚나무는 꽃을 피우기 시작 한다.

말하자면 지각생인 셈이다. 그래도 지각생이라도 찾아와 준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고맙다.  

 

 

 

그러나 세월무상이라 했던가.

할미꽃은 이미 꽃을 떨어뜨리고 하얀머릿결을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원두막 옆 만들어 준 새집 안에 둥지를 튼 딱새는 어느새 알을 6개로 불려 암컷과 수컷이 번갈아 가며 품기 시작했다. 그런데 촬영이 쉽질 않아서 다 보이지 않아 아쉽다. 곧 새끼가 부화하리라. 기대된다.  

 

 

어쨋거나 봄은 봄이고 나의 뜨락은 이렇듯 평화로운데 경기는 날로 어려워 살림은 팍팍하기만 한데, 

이웃 일본은 늑대가 본색을 드러내듯 드디어 우리를 보며 날카로운 발톱을 세우고는 붉은 이빨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뿐만이 아니다. 옆집 북한마져 핵폭탄을 들고 불장난을 해대니 참으로 답답하고 침울하기만 하다. 

 

비록 가난해도 나의 뜰은 평화롭기만 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