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맛 나는 방/시집 속에서 꺼낸 詩

시인 본색(本色) - 정희성

여만 2012. 6. 15. 09:00

시인 본색(本色)

              정희성



누가 듣기 좋은 말을 한답시고 저런 학 같은 시인하고 살면 사는 게 다

시가 아니겠냐고 이 말 듣고 속이 불편해진 마누라가 그 자리에 내색은

못하고 집에 돌아와 혼자 구시렁거리는데 학 좋아하네 지가 살아봤냐고

학은 무슨 학 닭이다 닭 중에서도 오골계(烏骨鷄)!

----------------------
정희성 / 1945년 경남 창원 출생. 1968년 서울대학교 국문과 졸업. 197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1981년 제1회 김수영문학상 수상. 시와 시학상 수상. 만해문학상 수상. 시집 『답청』『저문 강에 삽을 씻고』『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시를 찾아서』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