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맛 나는 방/시집 속에서 꺼낸 詩
애무석 -신달자
여만
2010. 9. 25. 19:37
애무석(愛撫石)
신달자
그 남자가 잠들기 전
쓰으윽 만지고 씁쓸한 웃음 우물거리며
잠자리에 들던 수석 한 점
애무습소(愛撫濕笑)
여자 엉덩이를 꼭 빼닮은
탱탱하고 미끈미끈한 그 돌
요즘 나날이 내 차지다
잠들기 전 내가 쓰으윽
엉덩이 아래까지 쓸고 내려가면
그 밑으로 뭔가 팍 잡힐 것 같은
씁쓸한 착각에
빈 집에서도 혼자 얼굴 붉히네
어느 산이나 강물 속에서
어느 손에 이끌려 억겁의 인연이 되어
내 집에서 화동(花童)인가 동기(童妓)인가
하루 종일
수건 하나 걸치지 못하고 벗은 엉덩이를 깔고 앉은
저 우주의 심장 한 쪽
오늘도 완전 내 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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