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 나의 詩 /각시붓꽃

죽순이 자라는 오후

여만 2021. 3. 3. 14:57

죽순이 자라는 오후

 

 

 

참으로 오래 견뎠다

이젠 비울 만큼 비웠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비운 게 아니었다

누르려고 하면 할수록 더 예민하게 고개를 내민다

 

뭘까

있는 힘 다해 쑥쑥

몇 뼘씩 무섭도록 솟구치는 이것

 

나의 먼 곳에 가 닿기까지

더 이상 머뭇거릴 수는 없는 일 가슴 저 밑

차오르는 감정 마디마디 밀어 넣은 채 나는 죽순의 자세로 서 있다

 

꼿꼿이

그러나 위태롭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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