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고구마를 캤다.
겨우 두 줄 캤는데 오후 1시가 다 되간다.
고구마가 깊이 박혀 캐는데 무척 애를 먹었다.
모든 일이 서툴기만 한 나는 자꾸 찍거나 부러뜨르기 일쑤여서 아내는 핀잔을 했다.
그만 두란다. 내가 그만 두면 아내 혼자 끙끙댈 거면서 그런다.
헐~~! 잘 캐려하면 더 찍힌다. 이걸 어쩌나.
나는 그래도 끝까지 캐기를 고집했다.
그런데 이걸 언제 다 캔다냐. ㅋ
허리도 아프고 날은 덥고......
(2013.10.6)
얼키고 설킨 무성한 고구마 줄기들..........
이 줄기를 걷어내는 데만도 족히 1시간 넘게 걸렸다.
줄기를 걷어내고 비닐을 걷어내니 머리를 빡빡 민 것처럼 시원하다. 이제 캐는 일만 남았다.
흙 속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탐스런 고구마, 다치지 않게 조심스레 캔다. 호미에 찍히면 쉬이 썩고 상품가치가 없어서다. 아내는 이 고구마를 미리 주문 받은 지인들에게 나눠 주고 조금의 사례를 받는 모양이다.
흙을 파내자 햇살이 땅 속을 비추고 놀란 고구마들이 웅성웅성 대는 듯하다.
흙속에는 지렁이도 굼벵이도 살아간다.
작년에는 흙속에서 뱀알도 나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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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얗게 보이는 게 뱀알이다. |
뱀알을 다른 각도로 찍은 사진. |
나는 이렇게 자꾸 찍고 부러뜨리고 또 핀잔을 듣게 되고.... ㅋㅋ
두 줄 캤는데 밭 고랑에는 고구마들이 이렇게 쌓여간다.